황산 자유여행기[2] - 서해대협곡
(2)셋째 날 오전: 서해대협곡
북해호텔-0.8km-서해호텔-1.0km-서해대협곡 북쪽입구-2.5km-서해대협곡 배운계역
총 4.3km.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 길이 잘 되어있어 맘만 먹으면 1:30여분 정도로도
갈 수 있겠다. 그런데 이 거리를 그 시간에 갈거라면, 굳이 여기까지 와서 체력 테스트
할 필요가 있겠는가.
셋째 날 아침 7시 조금 넘어 식사하러 간다. 식권 한장을 내놓으니 하나 더 달란다.
생각지 못 한 일이라 이틀 숙박하는데 2장밖에 안받았다는 말을 어찌 할지 모르겠다.
우이 투데이 하며 지갑에 있는 나머지 한장을 보여주니, 그 것도 달란다.
솰라솰라. 당황스럽다. 패키지 여행시 2명에 1장 받은 경우가 있어 그런줄 알았다.
일단 밥 먹으면서 생각하자. 식사 후 이 문제를 해소시키기위해 프론트로 간다.
번역기에 대고 내일 아침 식권을 못받았어요.
이 번역기 저 번역기 돌러봐도 식권을 인식 못한다. 내 혀가 짧은가?
식권을 입력해보니 번역된다. 번역기 보여주며 터모로우 모닝하고 낫 리시브
할려고 하는데, 낫 리시브 나오기전에 알았다고 식권2장에 날짜를 박아준다.
이미 줬다고 우길까 괜히 걱정했네. 식당 직원이 솰라솰라 했던 것은 내일 것은
따로 받으라는 말인 것 같다. 하루 이상 투숙시 식권을 매일매일 받는 모양이다.
식권을 자세히 보니 1권 1인으로 되어있다.
내 회화는 아는 단어 나열식. 그래도 의미는 통한다.
밤새 내리던 비는 그칠 줄을 모르니 심란하다.
어제부터 구글에 황산 날씨를 검색해봐도 와이파이가 약한지 검색되지 않는다.
얼마나 기대하고 잡은 일정인데 어떻게 태풍과 겹칠 수 있단 말인가!
하루 종일 방에 죽쳐버릴까. 황산에 와서 산을 보지 못한다면, 10km. 20km를
간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나. 그래도 안갈 수 없지. 9시 30분이 넘어서야 방을 나선다.
빗줄기는 더 세지고 어제 보지 못했던 문필봉을 다시 보러갔으나 여전히 안개속이다.
서해대협곡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천근만근.
단결송. 북해호텔에서 서해대협곡 입구인 배운정 쪽으로 조금만 가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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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호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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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정에 올라서면 서해대협곡 운해의 장관에 환호소리 넘쳐야 하는데,
배운정! 오늘 그대 모습은 어찌 이리 초라한가...
이 근처 어디에 송림봉이 있다는데 저기가 거긴가. 안타까운 마음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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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대협곡 입구. 여기선 개봉박두! 두두두 둥둥! 이래야 되지 않는가?
발걸음 옮기기가 힘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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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소나무에 촛점을 맞춰야 하는 내 모습이 처량하다.
우리 조상님이 무슨 죄를 지셨기에 모든 여행일정을 태풍속에 몰아넣었단 말인가!
마환경구 1환 입구에서 대부분은 왼쪽으로 해서 내려가나
우리는 종주팀이므로 100m가 더 긴 오른쪽으로 계속 전진
오던 길 뒤돌아보니 그나마 한 두장 찍을 모습이 보여 찍고 있었더니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갑자기 저 아래쪽에 왼쪽으로 내려갔던 사람들이 보이는게 아닌가!
그렇게 애태우던 황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게 어찌된 것인가? 태풍은 어찌되었는가?
간절한 마음으로 계속 전진을 하니 앞에 있던 봉우리도,
뒤돌아 보니 건너편 봉우리도,
아래를 내려다 보니 협곡도 열린다. 한 순간에 어찌 이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조금 더 가다 뒤돌아보니 1환 왼쪽으로 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확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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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 마환경구 1환 오른쪽 코스의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왼쪽 코스가 더 멋있을 것 같아서 왔던 길 되돌아 다시 왼쪽 코스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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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연안인 서해대협곡에는 썰물처럼 구름이 빠져나가고,
심해인 삼계구에서 서문쪽 계곡은 운해로 가득하구나!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안개속을 헤매던 내 앞에 한 순간에 황산
서해대협곡이 펼쳐지고 내가 그 한가운데 서 있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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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사진 찍던 곳으로 되돌아오니 보이는 장관. 어리둥절하여 아직도 비옷을 입고 있다.
황산 삼절 기송.괴석.운해가 한푹의 그림을 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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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려고 그렇게 빗속을 헤매이게 하였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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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보기. 절벽이 나타나면 허공다리를 만들고, 막히면은 암벽에 굴을 뚫어서 길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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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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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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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하늘까지 파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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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봉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는 황산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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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전시장에서 신들의 조각품을 감상하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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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에 박아놨다고 불만은 없으시죠? 이 대자연과 함께한 것 만으로도 감지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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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대협곡 기봉들을 일사분란하게 통솔하는 장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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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설악산 용아장성.천화대에도 이런 계단을 만들면 어떨까.
야생 동식물의 생태계가 파괴되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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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급경사에 천길 낭떨어지라 난간을 잡지않고는 발을 내디딜 수가 없었던 곳.
만에 하나 넘어진다면, 생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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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여인네가 머리를 손질하고 있는 모습이다.
카메라가 위를 향하는 일이 많아지는 걸 보니 이제 다 내려와 가는 모양이다.
뒤돌아보기.
뒤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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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보기.
뒤돌아보기.
저 건너편 길은 배운계역에서 보선교로 가는 길인데 지금은 막혀있다.
모노레일을 이용하기 위해 일부러 막아놓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뒤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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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옥새를 닮았다고 해서 옥새석.
저위 소나무가 차라리 인조목이라면 마음이 편하겠다. 황산에 왜 그리 비가
많이 오는가고 물으니 누군가 황산 소나무들이 살기위해 거런다는 말 절대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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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암벽에 우리가 내려왔던 계단길이 보인다.
서해대협곡 곡저인 배운계역에서 모노레일을 올려다 본다.
대부분 관광객들은 여기서 모노레일 타고 천해로 올라가나
우리는 삼계구로 내려가 보선교를 거쳐 천해.광명정으로 올라갈 계획이다.
황산 자유여행기[3]에서 계속...